지하철 플랫폼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다정은 누군지 모를 사내에게 심하게 어깨를 부딪힌다. 사과는커녕 고개도 돌리지 않고 가는 그 후드 쓴 남자를 다정은 쫓아가 불러 세운다. 사내가 몸을 돌려 다정을 보는 순간, 다정은 사내의 얼굴을 보고 그 자리에서 발작을 일으키며 쓰러진다. 병원에서 깨어난 다정은 '엄마'라는 말도 하지 못할 뿐더러, 글 등 언어로 표현하는 모든 능력을 상실한 상태다. 일주일만에 비슷한 증상을 가진 피해자들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수십 명으로 늘어난다. 이들의 공통점은 증상 발현 직전에 누군가가 심하게 몸을 부딪혀왔다는 것. 환자들은 곧 전국으로 확산되고, 강한 바디블로킹으로 타인의 언어 능력을 빼앗는 이들에게는 '노커'라는 이름이 곧 붙는다. 과연 노커들은 정체가 뭘까. 왜 이런 일을 벌이는 걸까.
📌 <위저드 베이커리>와 <파과> 구병모 작가의 단편입니다. 퍽치기를 하듯 상대방에게 강하게 몸을 부딪혀 언어 능력을 빼앗는 새로운 인류, 노커가 등장했습니다. 이들의 등장으로 인간들이 서로를 어떻게 불신하게 되는지, 언어 능력이 사라진 사회는 어떻게 변모해가는지를 그립니다.
『위저드 베이커리』 『파과』 등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고, 오늘의작가상, 김유정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5년만에 선보이는 신작 소설집 『있을 법한 모든 것』 은 한번쯤 상상해보았을, 혹은 상상도 못해봤을 다채로운 이야기로 가득해 구병모의 작가 세계가 집약되어 있다고 평가 받는다. 수록작 「니니코라치우푼타」는 2022김유정 문학상과 김승옥 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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